Sep 27, 2011

[brand] 로열 코펜하겐의 로열 카페(Royal Cafe)







덴마크를 대표하는 몇 가지. 레고, 안데르센,  덴마크식 다이어트(?), 그리고 빠지지 않는 것이 로열 코펜하겐(Royal Copenhagen)입니다. 덴마크 왕실용 자기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이 회사는 역사가 200년도 넘은 그릇계의 명품으로 통합니다. 

그러고 보니 덴마크에는 유명한 브랜드가 참 많네요. 오디오계의 명품이라는 뱅앤 올룹슨, 안경계의 명품이라는 린드버그같은 회사뿐만 아니라, 에그 체어로 유명한 얀 야콥슨(Arne Jacobsen)이나 팬톤 체어의 베르너 펜톤(Verner Panton) 역시 명품 의자를 디자인한 덴마크를 대표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표 중 하나가 '귀로만 듣던 걸 눈으로도 보고 몸으로도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3년 동안 브랜드를 발견하고 관련된 글을 쓰는 일을 하고 나니, 제 눈에 띄는 건 서울에서 볼 수 없었던 브랜드들입니다. 그래서 그런 브랜드 매장이 보이면 들어가서 한참을 노는게 일이 되었습니다. 

로열 코펜하겐 역시 (제 담당은 아니었지만) 다루었던 브랜드라 코펜하겐 중심가에서 매장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들어갔습니다. 사실 제 관심사는 그릇보다는 카페에 있었습니다. 매장 옆에 카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지라, 커피만은 사치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한 이번 여행에서 꼭 들러야 할 곳 중 하나였습니다.

일할 당시에는 로열 카페가 로열 코펜하겐에서 운영하는 카페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숙소에서 가까운 덕분에 요 몇일 다녀보니 완전히 로열 코펜하겐에서 운영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협업에 가깝다고 해얄것 같습니다. 카페에 대한 내용은 이미 <행복이 가득한 집>에서 잘 정리를 해 주신 덕분에, 링크로 대신합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카페만 가는 건 예의가 아니니 매장에도 들렀습니다. 사진 촬영은 안 되지만, 이 매장은 관광지에 가깝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제품 컷은 최소화한다는 최소한의 매너를 지키며, 아이폰을 꺼내 들었습니다. 






로열 코펜하겐 매장의 내부 모습

로열 코펜하겐의 매장은, 
총 세 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은 신상품 중심, 2층은 스테디셀러 중심, 3층은 기념품 중심인것 같습니다. 3층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둬서인지 크리스마스 소품과 아웃렛이 있어서, 여행객이 선물을 사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접시나 장식용 자기 하나 쯤은 그릇을 좋아하시는 어르신이나 친구들을 위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1~2만원으로는 사기 어려우니 정말 기념만 하고 싶은 분들은  작은 크리스마스 소품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브랜드의 이름만 알 때에는 정말 엄청나게 고급스러운, 모두 금 테쯤은 두른, 제품만 파는 줄 알았는데 취재를 하며 제품 카탈로그를 보고서는 왠지 '코렐'스러운 느낌에 호감도가 떨어졌었습니다. 그런데 그 카탈로그는 정말 '판매'를 위한 것이었는지, 카탈로그에 있는 제품들은 비교적 저렴한 제품들이었습니다. 

'로열'스럽다고 느끼는 제품들은 역시나 '왕실에 들어갈만 하군'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지고, 또 비쌌습니다. 0이 다섯개쯤 붙은 크로네였던것 같습니다. 1크로네가 200원이니, 접시 하나에 수백 만원대라고 할까요. 세트로 사면...

그래서 매장 구경은 마치고, 카페로 옮겨갔습니다. 호스텔에서도 잘 안 잡히는 와이파이도 잘 되고(비밀번호는 물어보세요), 제가 좋아하는 잡지 <모노클>도 있고, 커피도 맛있는 저에게는 코펜하겐 최고의 카페였습니다. 







이 카페에서는 몇 가지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주요 타겟이 코펜하겐의 시민들뿐 아니라 관광객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당연히 그릇은 로열 코펜하겐의 제품을 쓰고 인테리어 소품들 역시 얀 야콥슨의 의자 같은 덴마크를 대표하는 제품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다른 카페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영어 잡지가 많이 구비되어 있는 것도 그렇고, 메뉴 역시 영어가 함께 쓰여져 있고 'Danish'라고 강조한 메뉴도 여럿인걸 보아 관광객을 염두에 둔게 틀림없습니다.

전략은 성공적이어 보입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로열 코펜하겐에 들러서 구경을 하고 이 카페에 와서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관광객만 채워져 있으면 로컬들은 그곳을 기피하기 마련인데, 이 카페가 로컬들에게도 인기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스무시(Smushi)'라는 음식 때문입니다. 

스무시는 음식의 종류라고 할 수 있을텐데, 덴마크 사람들이 많이 먹는 오픈 샌드위치와 일본의 스시의 컨셉을 결합시킨 음식입니다. 덴마크 사람들은 주로 빵에 버터를 바르고 그 위에 치즈나 야채 등을 얹어 먹습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포만감도 그렇고 오래된 음식이라는 이미지니까요. 게다가 요즘 덴마크에서는 동양적인 것이 유행이랍니다. 여기에서 착안해서 작은 딱딱한 빵 조각에 치즈를 올리고 그 위에 생선이나 고기를 예쁘게 쌓아 올려서 마치 조금 큰 스시처럼 만들었습니다. 

한 피스에 48 크로네, 그러니까 약 만원입니다. 세 피스를 먹으면 좀 싸고, 일요일에는 팔지 않습니다. 보기도 좋고 맛도 좋습니다. 카푸치노 한 잔이 40 크로네이고, 편의점 샌드위치도 40 크로네 정도인 이 도시에서 이런 새로운 전통 음식을 두 피스 정도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 홍보를 하고 있네요.







어딜 가나 로컬들이 무얼 먹고 무엇 입고 있는지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어제부터 계속 보이는 맥주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맥주처럼 생기지 않아서 맥주인 줄 몰랐는데, 메뉴를 보고서야 맥주인지 알았습니다. 디자인 숍에 가도 이 맥주 병이 디스플레이 소품으로 활용되고, 카페에 가도 이 맥주를 마시는 멋진 코펜하겐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한 병을 시키고 맛을 보며 이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는데, 칼스버그에서 만드는 맥주였습니다. 칼스버그 역시 로열 코펜하겐처럼 로고에 왕관이 그려져 있습니다. 왕실과 관련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 이 맥주의 이름도 적지 않았네요. 무려 '코펜하겐'입니다. 뭔가 재미있는 스토리가 흘러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안 그래도 여행을 다니며 부티크 맥주 시장에 관심이 생겼는데, 조금 더 조사해서 이 코펜하겐과 함께 호주와 유럽 대륙의 맛있는 부티크 맥주를 소개해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지금 밖에서는 불꽃놀이를 하는 모양인데, 나가기에 너무 추운 밤이라 고민입니다. 사실은 친구가 없습니다. 이층 침대를 같이 쓰며 친해진 일본 친구는 하필 오늘 아침에 떠났네요. 누구 지금 코펜하겐에 없나요?  




2 comments:

  1. 사진 보고 있으니, 내 눈이 다 호강을 하는구나! 로얄 코펜하겐...우리 이모님들이 너무 좋아하시는 그릇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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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음. 너의 포스팅을 보자면, 참 구석구석 알고 풀어줌에 감동이야.
    난 날이 갈수록 지식도 얕아지고 말도 짧아진다구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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