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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0, 2011

[travel] 공짜 잠 자며 여행하기, 카우치 서핑(couch surfing)하세요




지금 저는 카우치 서퍼(couch surfer)입니다.


남의 집의 쇼파(couch)를 찾아 헤매는 떠돌이 여행자라는 말입니다. 카우치 서핑을 처음 알게 된 건 작년 말에 한 여행 책자를 통해서 였습니다. 여행을 떠나오기 직전에 회원가입을 하고, 진정한 카우치 서퍼가 된 지는 이제 한 달도 채 안 됩니다. 서구권의 친구들은 카우치 서핑으로 여행하는 것이 흔한 일인데, 우리에게는 덜 알려진것 같습니다. 카우치 서핑이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으니까요. 


+ 또 하나의 공짜 숙소, 스톡홀름의 크리에이터스 인(www.creatorsinn.com)은 자신들의 컨셉을 '카우치 서핑'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스웨덴 여행을 준비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 포스팅도 참고하세요. 


카우치 서퍼가 되는 법은 간단합니다.


카우피 서핑(www.couchsurfing.org)이라는 사이트에 가입한 후, 여행 계획에 따라 도착할 도시에 사는 멤버에게 재워 줄 수 있느냐는 요청 메일을 보내고 답신이 오면 그 집에서 서로 원하는 만큼 머물 수 있습니다. 대신 그 친구든 다른 카우치 서퍼가 한국에 여행을 오면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일종의 상도로써) 어떤 식으로든 호의를 배푸는 일종의 여행자 커뮤니티입니다. 어떤 친구들은 하나의 프로젝트라고도 말합니다.


비슷한 사이트로 호스피탈리티 클럽(www.hospitalityclub.org)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입할 당시에는 카우치 서핑이 소액의 기부금을 내면 확인된 회원(verified member)으로 인정해 주는 한 단계 더 까다로운 절차가 있어서 카우치 서핑에 가입했습니다. 아무리 공짜라도 얼굴도 모르는 남의 집에 가서 잠을 자거나 잠을 재워주는 것은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일이다 보니, 제 신뢰도를 조금 더 높이고 저 또한 그런 확인된 회원들의 집에 머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여행 중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가 바로 카우치 서퍼가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위 사진이 지금 제가 머물고 있는 집 입니다. 운이 좋아서 호텔 수준의 거실을 혼자서 쓰고 있습니다. 대부분 젊은 친구들의 플랏에 매트리스를 하나 깔고 자기 일수였는데 어쩌다 이번에는 호사를 누리고 있습니다.


단지 공짜 잠을 잘 수 있기 때문에 카우치 서핑을 추천하는 것은 아닙니다.


로컬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자는 집, 먹는 밥, 출퇴근 모습, 주말 휴식 법 등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 나라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녁 식사로 서로의 전통 요리나 전통 술을 나눠 먹으며  음식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요즘 이 도시에서 유행인 음악을 유튜브에서 찾아 듣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언제든 이해가 안 되는 그들의 문화에 대해서 구글에 물어보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카우치 서퍼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카우치 서퍼들은 이런 보이지 않는 배려를 CS 정신(Couch Surfer spirit)이라 부릅니다.


프로필을 잘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프로필을 성심성의껏 잘 쓰고, 상대의 프로필도 꼼꼼하게 읽으세요. 프로필을 정성스레 쓴 사람은 그만큼 카우치 서핑에 진지한 사람이니 믿을만 하다고 봐도 됩니다. 당연히 상대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구요. 저 역시 처음에는 칸 채우기에 급급했다가 여러 사람들의 프로필을 읽어보고 여러 번의 업데이트를 했습니다. 실제로 만나보면 제 프로필을 보고 '재워줄만 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이 집에서 잘만 하군'이라고 생각한 친구들에게만 메일을 보냈습니다.


요청 메일이 두 번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 10월에 헬싱키 가는데 재워줄래?"라고만 메일을 보낸답니다. 정확한 날짜도 말하지 않고, 자기 소개도 하지 않고요. 저는 덴마크에서 거절 메일을 받거나 답신조차 없던 경우가 허다해서, 스웨덴과 핀란드에서는 왜 그 나라에 가며 왜 너희 집에서 머물고 싶은지 구구절절 썼더니 회신률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덕분에 헬싱키에서는 거의 호스텔이나 호텔의 도움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2~3일에 한 번씩 이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헬싱키 시내뿐만 아니라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습니다. 어제는 부천, 오늘은 삼청동, 내일은 분당에서 자는 기분입니다.


공짜는 없습니다.
단지 공짜 숙소만 원한다면 카우치 서핑을 권하지 않습니다. 물론 잠만 자고 가길 원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그럴 경우에는 나중에 아시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그러니까 품앗이 개념의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작은 선물이든 한국식 저녁식사든 무엇이든 준비하는게 좋습니다. 애국심과 거리가 먼 저조차도, 제 행동 하나로 이 친구들이 한국 전체를 판단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아서 작은 것에도 항상 신경을 쓰게 됩니다.


자신을 보호하는 법을 만드세요.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을 만들라고 카우치 서퍼들은 서로에게 조언합니다. 언제든 불안한 느낌이 들면 그곳을 떠나고, 무엇보다 프로필과 레퍼런스를 잘 챙겨 읽고, 그 집에 머물기 전 메일을 여러번 주고 받고 등등, 홈페이지의 가이드 라인도 꼼꼼하게 읽어야 합니다. 특히 요즘에는 이 사이트가 유명해지다보니 단지 데이트를 원하는 친구들도 많이 가입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성 친구의 집에서 머물게 될 경우에는 더욱 신경을 써야겠죠. 그런데 너무 걱정은 마세요. 제 경우에는 검색 조건을 여성 혹은 커플, 그리고 연령대도 좀 높게 설정해서 검색을 한 덕에 항상 맘씨 좋은 친구들을 만나 왔는데, 스웨덴에서 만난 타이완 친구는 한 명 빼고 모두 이성 친구의 집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물론 만족스럽게요.


좋은 레퍼런스를 쌓으세요.
그냥 여행 중에 만나서 차 한 잔이나, 파티 초대나, 맥주 한 잔을 했더라도 서로에게 레퍼런스를 남겨주는 것이 예의입니다. 일종의 신뢰도 역할을 하는데, 그 친구를 만나고 난 후 긍정적, 부정적 혹은 중립의 참고 멘트를 남깁니다. 이렇게 레퍼런스 기능이 있다보니, 이 사이트가 꽤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내가 실수하면 상대가 나에게 네거티브의 레퍼런스를 남길테니 최대한 예를 갖추게 됩니다. 그래서 프로필 다음으로 많이 읽는 것이 상대의 레퍼런스 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처음입니다. 아무런 레퍼런스가 없을 때에는 상대도 나를 덜 신뢰할테니 카우치 서핑이 어렵습니다. 그러니 초반에는 좋은 레퍼런스를 쌓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영어를 잘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언어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제 경우는 메일에 이미 제 영어가 완벽하지 않음을 말 해 놓고, 부족한 커뮤니케이션을 대체할 만한 준비를 했습니다. 음식이 가장 좋은것 같습니다. 음식을 준비하고 먹으며, 먹은 그릇을 정리하며 꼭 말이 완벽히 통하지 않더라도 즐거울 수 있습니다. 백설에서 나온 불고기 양념이 전 세계 아시아 마트에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불고기, 샐러드, 계란말이, 약간의 김치가 늘 제 메뉴였는데 늘 성공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호스트가 채식주의자일 경우입니다. 그럴 경우에는 비빔밥이 좋다고 합니다.


Stockholm, Asa, Korean food, Bulgogi
Stockholm, Ann and Vilma, Swedish traditional snack, Chocolate ball
Helsinki, Mari, Ordinary dinner, Greek salad and meat pie
Helsinki, Taina, Ordinary breakfast



이 사이트가 언제까지 잘 유지될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에 온 메일에 의하면 이 비영리조직이 어느 큰 회사에 팔린 모양입니다. 창업자인지 새로운 주인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메일이 왔는데, 기존의 CS와 달라질 건 없다고 말합니다. 언제나 사람이 모이면 자본이 탐을 내고, 그렇게 팔려간 것들은 본래 색깔을 잃어 왔습니다. 여기에도 자본이 들어왔으니 곧 무엇 하나라도 변하기 시작할테죠. 그러니 곧 여행갈 계획이 있다면 서둘러 카우치 서핑에 가입하세요. 






[brand] 스웨덴 브랜드 Elvine가 사는 법, 그리고 스톡홀름의 특별한 호텔(Creators Inn)

사진: www.creatorsinn.com


여행이 길어지면 유독 '공짜'에 예민해 집니다. 구글 창에 그 도시 이름과 'free'라는 키워드를 동시 입력하기는 예사입니다. 이 브랜드를 알게 된 것도 한 사이트를 구경하다가, '공짜 호텔'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여기 크리에이터스 인(www.creatorsinn.com)은 Elvine라는 패션 스웨덴 브랜드가 제공하는 호텔 인 호텔입니다. 이 브랜드가 기존 호텔의 방 몇개를 빌려서 자신들의 고객들에게 그 방을 빌려줍니다. 스칸딕(Scandic hotel)도 그 중 하나의 호텔인데, 이 정도면 별 4~5개 될 것 같습니다. 그 숙박비는 파트너십에 의한 협찬인지 이 브랜드가 대신 지불해 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때의 '고객'이 중요하겠죠. 무엇보다 나도 그 '고객'에 해당하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이들이 말하기로는 스톡홀름을 방문하는 '크리에이터(creator)'에게 빌려주며, 그 크리에이터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고 말합니다. 또한 외국인일수록 우선순위가 높답니다.  

좀 둘러보니, 자신들을 홍보해 줄 영향력자를 크리에이터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요즘 시대에 누군들 창작자가 아니겠습니까. 꼭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거나, 작곡을 하거나 하지 않아도, 이렇게 블로깅을 하는 것도 하나의 창작활동이니까요. 유명할수록,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뽑힐 확률이 높지 않나 합니다.

아쉽게도 2011년은 쉽니다. 그러니 내년, 2012년에 스톡홀름 여행을 계획하는 분이라면 이 호텔을 노려보세요. 신청서에 '내가 당신들에게 줄 수 있는 것'만 잘 노출시키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분명 아시아 시장도 노릴테고, 아시아에서 서울은 영향력있는 도시니까요.

이들이 재워주겠다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또 앞선 고민이 듭니다. 만약 공짜로 묵고 나서 도리상 홍보 활동을 하려는데 이 브랜드가 별로면 어쩌죠? 그래서 또 홈페이지를 좀 열심히 들여다 봤습니다. 그냥 패션 브랜드군요. 

그런데 참 '열심히'인 브랜드구나 싶습니다. 스웨덴에는 수많은 패션 브랜드가 있습니다. 북유럽에서는 코펜하겐 패션위크가 가장 유명하지만, 돈을 많이 버는 패션 회사들은 스웨덴에 더 많지 않을까 합니다. H&M만 해도 스웨덴 회사고, H&M이 다른 이름으로 거느리고 있는 스핀오프 브랜드만 해도 Cheap Monday(진 브랜드), COS(고급 라인)가 있으니까요. 그러니 스웨덴의 패션 브랜드들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주목받기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이 경쟁에서 살아 남고자, Elvine라는 브랜드는 자신들의 스토리텔링에도 열심입니다. 자신들의 오리진을 찾기 위해, 할머니 할아버지, 작은 소도시, 세계 2차 대전 등등 많은 요소들을 끌고 왔습니다. 그런데 뭐 큰 감흥이 없는 걸 보니, 이것 역시 요즘 브랜드들이 커뮤니케이션 트렌드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크리에이터스 인은 조금 신선한 소통 방법인것 같습니다. 성공 여부는 조금 더 살펴보아야겠지만, 이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의 고민은 충분히 느껴집니다. 요즘 커뮤니케이션 트렌드 중 하나가 아티스트들을 끌어들이는 것인데, 이 트렌드에도 발을 담그고 있네요. 

얼마 전 소개한 리빙 아키텍처도 예약의 우선순위가 아티스트(저널리스트, 포토그래퍼 등) 였습니다. 이들의 활용가치가 높아진 시대라는 말이겠죠. 

아티스트가 되어야겠습니다. 제3의 결론으로 마무리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