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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5, 2011

[brand] 쏘쿨 쏘핫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을 소개합니다




프라이탁(Freitag)을 알게 된 건 4년 전 쯤 입니다. 이제는 메신저백도 프라이탁 스타일(컬러풀한 & 비닐 소재로 만든)의 가방이 많이 보이지만, 당시 저에게는 이런 브랜드의 존재 자체가 충격이었습니다. 버리는 트럭 덮개와 사고난 자동차의 안전벨트로, 그러니까 쓰레기로 가방을 만들어 판다는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했는데 이들의 본사는 컨테이너 박스라는 이야기를 알게 되고는 항상 주시하는 몇 안 되는 브랜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두었습니다.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를 쓴 브랜드 거부주의자 닐 부어만(Neil Boorman)같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 브랜드를 싫어할 사람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소모품인 가방을 이십 만원 이상 주고 사는 짓은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제외입니다. 





(사진: www.freitag.ch)




프라이탁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1993년에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프라이탁 형제(Markus and Daniel Freitag)가 만든 착하고 쿨하고 멋진 브랜드입니다. 

먼저 탐스 슈즈(TOMS SHOES)처럼 좋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법니다. 탐스 슈즈가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사면 다른 한 켤레가 아프리카의 신발이 없는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신선한 비즈니스 모델로 사람들을 놀라켰다면, 프라이탁은 남들이 버리는 처치곤란의 쓰레기를 가지고 멋진 가방을 만들어 냈습니다. 

주 재료는 타폴린(트럭을 덮는 방수용 천), 자동차의 안전벨트와 에어백, 자전거 타이어 안쪽의 고무입니다. 이 재료들은 폐기하는 데만도 비싼 돈이 든다고 합니다. 하지만 프라이탁에게 이 쓰레기는 귀한 원재료가 됩니다. 쉽게 말해 '재활용 브랜드'다, 라고 하면 된다는 걸 이렇게 구구절절 써 놓고서야 깨달았네요.

탐스와 프라이탁의 또 하나의 공통점 선한 목적을 가진 태생 이전에 쿨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스토리를 모르더라도 사고 싶게 생겼는데, 알고 나면 꼭 사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들이 하는 활동들을 지켜봐도 단지 '장사'만 하려는 것 같지 않아서 좋습니다. 에이전시에 돈을 주고 아이디어를 사는 브랜드라면 생각하기 어려운 신제품 프로모션이나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보여줍니다. 특히 작년에 있었던 프라이탁 레퍼런스 런칭 프로모션은 과거에 신문방송학도여서 그랬는지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25일을 몇일 앞두고 직원들 한 명 한 명이 직접 카드를 써서 회원들에게 보내는 이벤트가 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들은 이야기라 확인은 못했지만, 멋지지 않나요?

어떻게 이런 브랜드를 생각하게 되었을까 궁금해서 조금 더 찾아 보았습니다. 프라이탁 형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리히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을 때, 그들은 고속도로가 내려다 보이는 작은 플랏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근처에 폐기물 처리장이 있었는지 매일 무언가를 가득 실은 트럭이 그 고속도로를 지났는데, 일년 중에 평균 127일이 비가 오는 취리히이기에 대부분 컬러풀한 방수용 덮개로 덮힌 트럭들이었던 모양입니다. 

그걸 보고 문득 저걸로 가방을 만들어볼까? 하고 실행에 옮겼다고 합니다. 취리히 사람들은, 특히 젊은 사람들은 자전거를 많이 타는데 비가 많이 오는 동네기 때문에 방수용 가방이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처음에는 친구들끼리 만들어 메다가 팔고 싶다는 샵들이 나타나자 시장성을 보고 사업에 뛰어들어 대성공을 이룹니다. 

수많은 미투(me too) 브랜드들이 창궐(?)함에도 불구하고 18년째 건재한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위에도 이미 말 했지만 돈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지 아닐까요. 돈 때문에 시작한 브랜드는 돈 때문에 끝납니다. 성장의 지표를 매출로 보기 때문에 어느 순간 매출이 떨어지면 불안해 하고 리뉴얼을 고민하고, 새로운 광고 에이전시를 찾으며 전전긍긍하죠.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프라이탁은 자신들의 성장의 지표를 매출에서만 찾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무시할 수는 없겠죠. 그렇지만 적어도 매출이 떨어진다고 금방이라도 망할 것처럼 조바심 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프라이탁을 보면 카메라 브랜드 로모(LOMO)가 생각납니다. 로모의 활동들을 보면, 창업자들이 '잘 놀기 위해'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로모그래퍼들을 어떻게 즐겁게 해줄까를 먼저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이전에 '우리가 어떻게 하면 로모그래퍼들이 한 번 더 웃길 수 있을까?'를 걱정하는 것 같달까요. 그러고보니 로모도 1990년대 초에 시작되었네요. 이들의 20주년 행사는 어떨까요? 벌써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프라이탁의 광고컷 몇 장 소개합니다. 광고를 홈페이지나 매장 외에 다른 매체에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스위스 사람들로서 얼마나 퀄리티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이렇게라도 보여주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나 봅니다. 이들은 이 광고컷을 '광고'라고 말하지 않고, '새 제품의 성능 테스트를 하는 모습'이라고 말합니다. 아래는 작년에 새로 런칭한 백팩이 얼마나 튼튼한지 보여줍니다.
(사진 : www.freitag.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