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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6, 2011

[brand, inspiration] 프라이탁 레퍼런스(Freitag Reference)의 런칭 캠페인




(website: www.freitag-reference.com)


프라이탁이 작년에 런칭한 럭셔리 라인으로 추정되는 프라이탁 레퍼런스 웹페이지의 모습입니다. 프라이탁 홈페이지의 뉴스 메뉴만 천천히 살펴 봐도 이들이 얼마나 재미있게 일을 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는데, (이 페이지는 마케터들에게 엄청난 영감을 주는 페이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레퍼런스 라인 때에는 얼마나 신났을까 상상이 됩니다.


1년이나 지난 프로모션이었지만, 최근 프라이탁 매장에 갔다가 이들이 만든 신문을 보고는 뒷조사를 좀 해봤습니다. 


이 프로모션은 작년 9월 한 달 동안 이루어졌고, 매일 아침 8시에 팀들이 모여 킥오프 미팅을 하면서 그 날의 인터네셔널 신문들을 모아 놓고, 그들이 생각하기에 좋은 기사들을 고릅니다. 아마도 프라이탁이 지향하는 바와 관련된 기사들로 필터링 됐겠죠. 그리고 그 기사를 공유해서 사람들의 코멘트를 받습니다. 점심 때쯤 이 작업이 마무리 되면 5시까지는 데일리 레퍼런스(The Daily Reference)라는 이름으로 프린트 되어서 취리히의 여러 스팟에 뿌려집니다.


재미있는 건 이 신문이 발행되는 방식이 마치 하나의 퍼포먼스같다는 것입니다. 프라이탁 형제의 스튜디오에 9월 한 달간 1800년대 말에 만들어진 인쇄기를 들여다 놓고, (이 인쇄기는 납으로 된 활자판 하나하나를 손으로 옮겨서 문장을 완성한 후에 찍어내야 합니다), 신문 보이가 직접 거리에서 "신문이요"를 외치며 신문을 나눠줍니다. 


이들은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요? 21세기 스위스에 19세기를 옮겨 놓은듯 말이죠. 


혹자는 오버스럽다고 말할만한 이런 행동들은 어디서 출발할까요? 일 때문에 경영서적을 읽으며 배운 것들이 많은데, 그 중 아직도 제가 늘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피터 드러커가 말한 '5 WHY'입니다. 무엇이든 5번 '왜'를 물어보면 그 본질에 가까워진다고 합니다. 


전 직장의 상사분 중 한 분은 아이 교육법으로도 이 '다섯 번의 왜'를 활용한다고 하십니다. "아빠, 나 저 장난감 사줘"라고 했을 때, "왜 갖고 싶은데?" "이게 왜 좋아보여? 아빠는 별론데" "그 친구는 그걸 왜 샀대?" 이런 식으로 (다그침이 아니라) 대화를 유도하다 보면 아이가 깨닫든 아이에게 설득 당하든 한답니다. 


아무튼 저는 프라이탁 형제와 대화를 할 수 없으니 혼자서 그 이유를 찾아 봤습니다. 첫번째 의문이었던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만난 신문 발행 스타일은 하나의 컨셉이었던 것 같습니다. 


"Like hot meets cold, the new FREITAG REFERENCE line is the meltdown of neo and retro: on one hand inspired by horse messengers of the 1800s, on the other hand initiated and endorsed by contemporary journalists." 


1800년대 말을 타고 소식을 전하던 메신저들과 현대 저널리스트들이 만난 것처럼 네오(new)와 레스토 스타일을 믹스하겠다는 이 문장은 제품 컨셉 부분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 컨셉은 비단 제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프라이탁 레퍼런스와 관련된 모든 활동에 흐릅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프로모션 도구 중 왜 신문을 골랐을까요? 그것도 출판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고 그들이 직접 100년도 넘은 인쇄기를 스튜디오에 들여놓고 말이죠. 


"Since 1993 FREITAG has been manufacturing riding on wheels. With FREITAG REFERENCE, we turn to those messengers writing on paper. Messenger comes from message; and today the media are the horse that carries him."


메신저백 덕분에 탄생한 그들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메시지는 그 동안에 바퀴달린 무언가에 의해 옮겨졌는데, 이번에는 다른 말(메신저)에 메시지를 담고 싶었나 봅니다. 메신저는 메시지가 있을 때야 비로소 그들의 존재가치가 빛나는 거니까요. 데일리 레퍼런스를 봐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문장은 "The messenger is the messege"였습니다. 


5번까지 가기엔 힘이 드니, 마지막 '왜'와 대답을 찾았습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미디어 중에 왜 신문'이었을까요?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미디어는 TV프로그램, 영화, 웹페이지 등등 많은데 말이죠. 이 대답을 찾고, '역시, 프라이탁!'했습니다. 


"More than 15 years after we started FREITAG, we finally know what we're about: cycles. We cycle to work. We cycle tarps. And we think in cycles. So our newspaper THE DAILY REFERENCE which we edited from 3th through 30th cycles content"


그들은 일을 시작한지 15년 째가 되어서야 자신들이 무엇인지 알았다고 합니다. 그건 바로 '사이클'이랍니다. 단지 재활용품을 활용하는것 뿐만 아니라 그들은 무언가를 계속 다시 돌아가게 연결하고 있는 것입니다. 메신저, 메시지, 자전거, 바퀴, 재활용품, 실과 바늘... 모두 사이클(순환, 재생, 다시)과 관련되어 있지 않나요? 


그래서 데일리 레퍼런스의 컨텐츠도 온전히 생산하는 게 아니라 '재' 생산합니다. 주요 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오려내서 그 기사에 자신들의 생각을 덧붙여서 재 발행하는 것이죠. 신문은 그 종이 자체를 재활용할 수도 있으니 여러모로 '사이클'이라는 그들의 존재 이유와 닮아 있습니다. 


어떤가요? 프라이탁 대변인 같은가요? 그렇지만 브랜드를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일을 하면서 느낀 건, 이렇게 여러번 "왜"를 물었을 때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는 브랜드는 몇 안 된다는 겁니다. 만약 제가 왜를 다섯 번 물었을 때, 망설임 없이 프레스 용 답변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다면 저는 지갑을 열 의향이 있습니다. 프라이탁이나 탐스슈즈, 로모, 그리고 홍대의 더 페이머스 램같은 카페, 제이미 올리버 같은 사람일지라도 자신의 생각이 명확한 브랜드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 데일리 레퍼런스는 홈페이지에서 pdf 버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매장에서 실제 신문을 한 뭉치 얻어 왔는데, 베를린 떠나는 마지막날 기차 시간 앞두고 서둘러 찍느라 제대로 못 보여드려서 아쉽네요.


Main Picture와 그와 관련된 url을 서너개 골라 놓는 것이 주요 포맷
인테리어 소품이 된 베를린 플래그십 스토어의 데일리 레퍼런스








Sep 25, 2011

[brand] 쏘쿨 쏘핫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을 소개합니다




프라이탁(Freitag)을 알게 된 건 4년 전 쯤 입니다. 이제는 메신저백도 프라이탁 스타일(컬러풀한 & 비닐 소재로 만든)의 가방이 많이 보이지만, 당시 저에게는 이런 브랜드의 존재 자체가 충격이었습니다. 버리는 트럭 덮개와 사고난 자동차의 안전벨트로, 그러니까 쓰레기로 가방을 만들어 판다는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했는데 이들의 본사는 컨테이너 박스라는 이야기를 알게 되고는 항상 주시하는 몇 안 되는 브랜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두었습니다.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를 쓴 브랜드 거부주의자 닐 부어만(Neil Boorman)같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 브랜드를 싫어할 사람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소모품인 가방을 이십 만원 이상 주고 사는 짓은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제외입니다. 





(사진: www.freitag.ch)




프라이탁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1993년에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프라이탁 형제(Markus and Daniel Freitag)가 만든 착하고 쿨하고 멋진 브랜드입니다. 

먼저 탐스 슈즈(TOMS SHOES)처럼 좋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법니다. 탐스 슈즈가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사면 다른 한 켤레가 아프리카의 신발이 없는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신선한 비즈니스 모델로 사람들을 놀라켰다면, 프라이탁은 남들이 버리는 처치곤란의 쓰레기를 가지고 멋진 가방을 만들어 냈습니다. 

주 재료는 타폴린(트럭을 덮는 방수용 천), 자동차의 안전벨트와 에어백, 자전거 타이어 안쪽의 고무입니다. 이 재료들은 폐기하는 데만도 비싼 돈이 든다고 합니다. 하지만 프라이탁에게 이 쓰레기는 귀한 원재료가 됩니다. 쉽게 말해 '재활용 브랜드'다, 라고 하면 된다는 걸 이렇게 구구절절 써 놓고서야 깨달았네요.

탐스와 프라이탁의 또 하나의 공통점 선한 목적을 가진 태생 이전에 쿨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스토리를 모르더라도 사고 싶게 생겼는데, 알고 나면 꼭 사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들이 하는 활동들을 지켜봐도 단지 '장사'만 하려는 것 같지 않아서 좋습니다. 에이전시에 돈을 주고 아이디어를 사는 브랜드라면 생각하기 어려운 신제품 프로모션이나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보여줍니다. 특히 작년에 있었던 프라이탁 레퍼런스 런칭 프로모션은 과거에 신문방송학도여서 그랬는지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25일을 몇일 앞두고 직원들 한 명 한 명이 직접 카드를 써서 회원들에게 보내는 이벤트가 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들은 이야기라 확인은 못했지만, 멋지지 않나요?

어떻게 이런 브랜드를 생각하게 되었을까 궁금해서 조금 더 찾아 보았습니다. 프라이탁 형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리히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을 때, 그들은 고속도로가 내려다 보이는 작은 플랏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근처에 폐기물 처리장이 있었는지 매일 무언가를 가득 실은 트럭이 그 고속도로를 지났는데, 일년 중에 평균 127일이 비가 오는 취리히이기에 대부분 컬러풀한 방수용 덮개로 덮힌 트럭들이었던 모양입니다. 

그걸 보고 문득 저걸로 가방을 만들어볼까? 하고 실행에 옮겼다고 합니다. 취리히 사람들은, 특히 젊은 사람들은 자전거를 많이 타는데 비가 많이 오는 동네기 때문에 방수용 가방이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처음에는 친구들끼리 만들어 메다가 팔고 싶다는 샵들이 나타나자 시장성을 보고 사업에 뛰어들어 대성공을 이룹니다. 

수많은 미투(me too) 브랜드들이 창궐(?)함에도 불구하고 18년째 건재한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위에도 이미 말 했지만 돈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지 아닐까요. 돈 때문에 시작한 브랜드는 돈 때문에 끝납니다. 성장의 지표를 매출로 보기 때문에 어느 순간 매출이 떨어지면 불안해 하고 리뉴얼을 고민하고, 새로운 광고 에이전시를 찾으며 전전긍긍하죠.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프라이탁은 자신들의 성장의 지표를 매출에서만 찾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무시할 수는 없겠죠. 그렇지만 적어도 매출이 떨어진다고 금방이라도 망할 것처럼 조바심 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프라이탁을 보면 카메라 브랜드 로모(LOMO)가 생각납니다. 로모의 활동들을 보면, 창업자들이 '잘 놀기 위해'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로모그래퍼들을 어떻게 즐겁게 해줄까를 먼저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이전에 '우리가 어떻게 하면 로모그래퍼들이 한 번 더 웃길 수 있을까?'를 걱정하는 것 같달까요. 그러고보니 로모도 1990년대 초에 시작되었네요. 이들의 20주년 행사는 어떨까요? 벌써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프라이탁의 광고컷 몇 장 소개합니다. 광고를 홈페이지나 매장 외에 다른 매체에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스위스 사람들로서 얼마나 퀄리티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이렇게라도 보여주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나 봅니다. 이들은 이 광고컷을 '광고'라고 말하지 않고, '새 제품의 성능 테스트를 하는 모습'이라고 말합니다. 아래는 작년에 새로 런칭한 백팩이 얼마나 튼튼한지 보여줍니다.
(사진 : www.freitag.ch)




Sep 24, 2011

[brand] 금요일을 기념하야, 금요일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 쇼핑 가이드





프라이탁의 로고
무료로 빌려주는 픽시 바이크와 프라이탁을 유명하게 만든 메신저 백



Heute ist Freitag!
Today is Friday!
오늘은 금요일 입니다!


매주 있는 이 흔하디 흔한 금요일을 기념하야, '금요일(독일어로 프라이탁, Freitag)' 브랜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프라이탁은 제가 로모만큼 좋아하는 브랜드입니다. 태생이 착하고, 디자인이 쿨하고, 하는 짓이 멋진 브랜드랄까요.


+프라이탁이 어떤 브랜드인지 더 궁금하다면, 또 다른 포스팅 '프라이탁을 소개합니다'를 참고하세요. 


그래서 여행하는 동안 자제하고 있던 쇼핑이란 걸 하고야 말았습니다. 한 달 동안 북유럽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하기에 무거운 건 종이 한 장이라도 버리고 있는 요즘, 무언가를 사서 짐을 늘이는 건 큰 부담이지만, 그래도 독일을 떠나면 (온라인이나 10꼬르소꼬모와 같은 비싼 편집 매장을 통해서가 아니라면) 다시는 프라이탁을 사지 못할 것 같아서, '선물'이라는 적절한 핑계를 찾아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새로운 라인인 프라이탁 레퍼런스(Freitag Reference)의 가방이나 노트북 파우치를 사고 싶었지만, 무게 최소화의 원칙에 따라 (사실은 낮은 가격 우선 원칙에 따라) 카드 지갑 세 개를 질렀습니다. 아이폰 케이스도 예쁘게 나왔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지금은 아이폰 4를 위한 케이스 밖에 없어서 만지작 거리기만 하다 포기했습니다. 곧 아이폰 5가 나온다고 하니까요.


원래는 베를린을 떠나기 하루 전 날 베를린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세 개의 디자인을 골라 놓았었는데, 불의의 사고로 사지 못해서 코펜하겐으로 오는 동안에 환승지였던 함부르크에서 대신했습니다. 운명이었는지 유럽에 7개 밖에 없는 매장이 함부르크에 있었습니다. 베를린 매장에서 본 제품과 꼭 같은 것은 없었지만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만약 프라이탁에서 무언가를 살 일이 있다면 주의하세요. 프라이탁에 완전히 똑같은 제품이란 없습니다. 모든 제품은 하나하나 잘라지고, 컬러 조합을 고려해서 손으로 직접 꿰매 만들어집니다. 컬러 조합이 비슷하더라도 원재료의 손상 정도나 후가공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느낌이 모두 다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골라 놓고 다음 번에 가서 사야지 혹은 다른 매장에서 사야지 하고 마음 먹으면, 골라 놓은 그 제품을 사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베를린 플래그십 스토어
창고이자 디스플레이 역할을 맡고 있는 한쪽 벽면





베를린에 머물면서 미테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프라이탁 매장에 들른 이유는, 이 브랜드가 고객과 만나는 접점에서는 어떨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프라이탁은 주로 온라인으로 판매 됩니다. 유럽에 6개, 뉴욕에 1개 있는 매장은 플래그십 스토어에 가깝습니다. 그들도 그렇게 부르고 있고요. 매장의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런칭 파티가 열리기도 하고 실험적인 프로모션의 현장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베를린에 도착해서 매장 위치를 북마크 해 놓고, 처음 매장을 방문한 날에는 기대가 상당했습니다. 첫 날에는 제품 구경, 인테리어 구경만으로도 정신이 없었지만 매니저가 저를 알아 볼 때 쯤이 되어서는 편안한 분위기 자체를 즐겼던것 같습니다. 혹시 베를린 매장 사람들만 그럴까 싶었는데, 함부르크 매장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신 제품의 광고컷을 보고 무심코 던진 질문 때문에 온 매장의 직원들이 소집되었습니다. 왜 광고 모델이 낙타인지, 낙타에 숨은 의미가 있는지, 아니면 그냥 귀여워서인지 물었는데 다른 직원들을 불러서 의미를 아느냐고 물어보며 일 분 정도 이상한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매장을 나가면서 언제나 그렇듯, '난 프라이탁이 너무 좋다, 사랑하는 것 같다'라고 했더니 한 매니저는 '내가 너보다 더 사랑할껄'이라고 하기에, '내가 졌소'라며 두 손을 드는 포즈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백팩 라인을 기념하는 문제의 낙타 광고 컷 (사진: www.freitag.ch)

여러모로 멋진 브랜드입니다. 최근 놀란 것 중 하나는, 위에서 사고 싶다고 말한 프라이탁 레퍼런스 라인의 런칭 캠페인입니다. 베를린 매장에 신문같은 것들이 쌓여 있기에, 다른 매장들이 그러는 것처럼 인테리어 소품의 하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들이 프라이탁 레퍼런스 런칭 당시에 한 달 동안 찍어낸 신문이었습니다. 매니저가 한 뭉치를 보라고 주기에 들고 와서 훑어 보고는 또 한 번 프라이탁에 반해 버렸습니다.


프라이탁 레퍼런스 소개까지 하면 저도 쓰다 지치고, 읽으시는 분들도 읽다 지치실 것 같아 따로 포스팅을 해야겠습니다.


+ 프라이탁 레퍼런스 런칭 캠페인 이야기


마지막으로 지갑을 사고 선물용이니 포장도 되느냐고 물어 보았을 때, 또 한 번 제 눈에서 하트를 뿜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선물용 포장은 없고 따로 담아서 밀봉해 주겠다고 하기에 그러자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공중에 달린 공업용 제봉틀 같은 기계로 드르륵 박아주는 것이 아닙니까. 제가 놀란 이유를 설명하자면 또 한참이 걸릴것 같지만,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자신의 브랜드 컨셉에, 그러니까 본질에, 처음부터 끝까지 충실한 브랜드임을 알 수 있는 일종의 퍼포먼스같았기 때문입니다.


함부르크 플래그십 스토어
화룡점정




프라이탁의 모든 활동은 '연결'을 상징합니다. 네 가지 각기 다른 원재료(폐비닐, 폐차의 안전벨트와 에어백, 그리고 폐 자전거 타이어의 안쪽 고무)를 바늘과 실로 연결해서 하나의 제품을 만들고, 이들의 시초는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누비는 메신저들을 위한 메신저백이었습니다.


프라이탁 형제는 탁월한 아티스트가 맞는 모양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구체화해서 표현하고 그것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 작품(상품)을 팔아 돈도 벌구요. 결국 아티스트도 같은 일을 하는 것 아닐까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보부셰 디자인 워크샵의 프라이탁 형제 워크샵이 듣고 싶어 졌습니다. 과연 내년에도 이들이 참여할까요?











Aug 10, 2011

[inspiration] 2012년의 여름휴가 계획





























프랑스 남부의 작은 마을 보부셰입니다.
경기도의 무수한 팬션 홈페이지 사진들에 늘 속는 우리로서는 직접 가서 두 눈으로 확일할 때까지 홈페이지의 사진은 믿지 않는 습성이 있죠. 그래서 저 역시 저 위의 사진들이 실제로도 저렇게 아름다울까를 먼저 의심했습니다. 그렇지만 올해 이곳에 다녀온 친구에 의하면 '정말' 이랍니다.
매년 이 아름다운 곳에서 디자인 회사 비트라(Vitra)와 파리의 현대 미술관이자 문화 복합 공간인 퐁피두 센터가 함께 인터네셔널 디자인 워크샵(Boisbuchet Summer Workshop)을 엽니다. 이 워크샵의 컨셉은 '휴가와 교육을 동시에'라는 군요. 친구의 참가담을 듣고 나니, 이곳에서라면 정말 알찬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직 휴가가 있을지도 모르는 내년의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는 친구는 내년에는 staff로 신청해서 한 달 간 머무르며 모든 워크샵을 공짜로 듣고, 매일 밤 전 세계의 친구들과 함께 파티를 할 생각이랍니다.
디자인 워크샵인 만큼 대부분 디자인 베이스를 가진 친구들이 많이 오는데, 워크샵 종류에 따라 저처럼 디자인 실무와 먼 사람들도 들을 만한 수업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의 프로그램 중에서 들을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살펴봤는데, 자연에서의 수확의 기쁨을 누리며 아이디어 수확법도 배우는 이런 워크샵도 재미있을 것 같고, 쉽지는 않겠지만 프라이탁 형제의 수업도 욕심이 납니다.
여기 보부쉐 디자인 워크샵의 또 다른 장점은 강사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내로라할만한 인물들이라는 겁니다. 프라이탁 형제는 물론이고, 이름만 말하면 알만한 유명 사진작가나 건축가들이 같이 수업도 듣고, 수업도 한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휴가 후보지는 여기입니다.

런던 사우스뱅크 센터 옥상 끄트머리에 2012년에 완성될 호텔이자 설치미술 작품인 'A ROOM FOR LONDON'입니다. 9월 8일부터 1차 예약을 받는다는데 아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네요.
알랭 드 보통 아시죠?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로 유명한 영국의 작가요. 이 사람의 행보를 보면 참 재미납니다. '런던을 위한 하나의 방' 역시 그가 창립 멤버로 있는 '리빙 아키텍처'의 프로젝트입니다. 주로 런던 근교에 현대 건축물들을 짓더니, 내년에는 올림픽 시즌에 있을 런던 페스티벌의 하나로 런던 안으로 리빙 아키텍처가 들어오나 봅니다.
이 '방'은 알랭 드 보통이 만들고 싶었다는 호텔에 가까워진 호텔 같습니다. 최대 2인이 머물수 있는 이 방에는 작은 도서관도 하나 있다고 하네요. 전 회사에서 퇴사 전 마지막 특집을 준비하면서 알랭 드 보통과 서면 인터뷰를 할 수 있는 행운이 있었는데, 그 인터뷰의 한 대목이 아래와 같았습니다.
만약 당신이 속하지 않은 전혀 다른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면, 어떤 사업을 하겠나? 그 비즈니스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풍요롭고, 아름다우며 무엇보다 지적인 신 개념의 호텔 체인을 시작하고 싶다. 만약 한국에 이 사업을 나와 함께 하고 싶은 동업자가 있다면 alain@alaindebotton.com로 내게 연락해 달라. 
레저 호텔들은 우리의 몸이 원하는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 점점 깨달아가고 있다. 최고급의 침대 시트, 기능성 욕실, 스타일리시한 인테리어, 스파, 그 지역에서 나는 좋은 음식, 럭셔리 서비스 같이 (몸이 원하는) 최상의 것들은 지금도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마음의 요구인 ‘영혼’은 보통 무시된 채였다. ‘영혼’이라는 말은 낡은 구식의 단어 같지만 언제나 우리를 환기시키는 단어이기도 하다. 전형적인 럭셔리 호텔들은 우리의 몸이 원하는 욕망을 한껏 채워주면서 미니골프, 일요신문, DVD 서비스, 지역 관광서비스 이상의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영혼을 위한 호텔’이라는 새로운 호텔을 제안한다.”
'영혼을 위한 호텔'을 말하기 이전에 그는 이미 인간을 둘러싼 환경이 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고민을 해 왔고 그 결과물로 <행복의 건축>이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그는 고민을 흘려보내지 않고 기록을 해서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아가서 생각을 삶에 직접 구현하는 데에도 관심이 많은 사람같습니다. 
리빙 아키텍처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 하면, 이 사회적 기업은 더 많은 사람이 현대 건축물에서 잠자고 먹고 쉬며 영감을 얻고 더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건축가들에게 이런 의미있는 목적을 설명하고 런던 근교에 터를 찾아서 실험적인 건축물을 짓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저렴한 가격(가장 싸게는 1인당 1박에 20파운드네요. 유스호스텔 8인 도미토리 룸도 20파운드인데 말이죠)에 빌려줍니다. 친구들 혹은 가족들과 주말이나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이요.
A ROOM FOR LONDON 외에도 리빙 아키턱처의 건축물들은 이렇습니다.












그리하야 저의 내년 휴가 계획은, 파리 인-런던 아웃으로 티켓팅을 해서, 파리에서 테제베를 타고 보부쉐로 간 다음 1주일 코스의 워크샵을 듣고, 이지젯을 타고 런던으로 날아가서 사우스뱅크 옥탑 보트 방에서 하룻밤 자고 서울로 오는 겁니다. '꿈의 여름 휴가'는 이렇습니다.

+
보부쉐 인터네셔널 썸머 워크샵 http://www.boisbuche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