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10, 2011

[inspiration] 2012년의 여름휴가 계획





























프랑스 남부의 작은 마을 보부셰입니다.
경기도의 무수한 팬션 홈페이지 사진들에 늘 속는 우리로서는 직접 가서 두 눈으로 확일할 때까지 홈페이지의 사진은 믿지 않는 습성이 있죠. 그래서 저 역시 저 위의 사진들이 실제로도 저렇게 아름다울까를 먼저 의심했습니다. 그렇지만 올해 이곳에 다녀온 친구에 의하면 '정말' 이랍니다.
매년 이 아름다운 곳에서 디자인 회사 비트라(Vitra)와 파리의 현대 미술관이자 문화 복합 공간인 퐁피두 센터가 함께 인터네셔널 디자인 워크샵(Boisbuchet Summer Workshop)을 엽니다. 이 워크샵의 컨셉은 '휴가와 교육을 동시에'라는 군요. 친구의 참가담을 듣고 나니, 이곳에서라면 정말 알찬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직 휴가가 있을지도 모르는 내년의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는 친구는 내년에는 staff로 신청해서 한 달 간 머무르며 모든 워크샵을 공짜로 듣고, 매일 밤 전 세계의 친구들과 함께 파티를 할 생각이랍니다.
디자인 워크샵인 만큼 대부분 디자인 베이스를 가진 친구들이 많이 오는데, 워크샵 종류에 따라 저처럼 디자인 실무와 먼 사람들도 들을 만한 수업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의 프로그램 중에서 들을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살펴봤는데, 자연에서의 수확의 기쁨을 누리며 아이디어 수확법도 배우는 이런 워크샵도 재미있을 것 같고, 쉽지는 않겠지만 프라이탁 형제의 수업도 욕심이 납니다.
여기 보부쉐 디자인 워크샵의 또 다른 장점은 강사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내로라할만한 인물들이라는 겁니다. 프라이탁 형제는 물론이고, 이름만 말하면 알만한 유명 사진작가나 건축가들이 같이 수업도 듣고, 수업도 한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휴가 후보지는 여기입니다.

런던 사우스뱅크 센터 옥상 끄트머리에 2012년에 완성될 호텔이자 설치미술 작품인 'A ROOM FOR LONDON'입니다. 9월 8일부터 1차 예약을 받는다는데 아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네요.
알랭 드 보통 아시죠?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로 유명한 영국의 작가요. 이 사람의 행보를 보면 참 재미납니다. '런던을 위한 하나의 방' 역시 그가 창립 멤버로 있는 '리빙 아키텍처'의 프로젝트입니다. 주로 런던 근교에 현대 건축물들을 짓더니, 내년에는 올림픽 시즌에 있을 런던 페스티벌의 하나로 런던 안으로 리빙 아키텍처가 들어오나 봅니다.
이 '방'은 알랭 드 보통이 만들고 싶었다는 호텔에 가까워진 호텔 같습니다. 최대 2인이 머물수 있는 이 방에는 작은 도서관도 하나 있다고 하네요. 전 회사에서 퇴사 전 마지막 특집을 준비하면서 알랭 드 보통과 서면 인터뷰를 할 수 있는 행운이 있었는데, 그 인터뷰의 한 대목이 아래와 같았습니다.
만약 당신이 속하지 않은 전혀 다른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면, 어떤 사업을 하겠나? 그 비즈니스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풍요롭고, 아름다우며 무엇보다 지적인 신 개념의 호텔 체인을 시작하고 싶다. 만약 한국에 이 사업을 나와 함께 하고 싶은 동업자가 있다면 alain@alaindebotton.com로 내게 연락해 달라. 
레저 호텔들은 우리의 몸이 원하는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 점점 깨달아가고 있다. 최고급의 침대 시트, 기능성 욕실, 스타일리시한 인테리어, 스파, 그 지역에서 나는 좋은 음식, 럭셔리 서비스 같이 (몸이 원하는) 최상의 것들은 지금도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마음의 요구인 ‘영혼’은 보통 무시된 채였다. ‘영혼’이라는 말은 낡은 구식의 단어 같지만 언제나 우리를 환기시키는 단어이기도 하다. 전형적인 럭셔리 호텔들은 우리의 몸이 원하는 욕망을 한껏 채워주면서 미니골프, 일요신문, DVD 서비스, 지역 관광서비스 이상의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영혼을 위한 호텔’이라는 새로운 호텔을 제안한다.”
'영혼을 위한 호텔'을 말하기 이전에 그는 이미 인간을 둘러싼 환경이 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고민을 해 왔고 그 결과물로 <행복의 건축>이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그는 고민을 흘려보내지 않고 기록을 해서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아가서 생각을 삶에 직접 구현하는 데에도 관심이 많은 사람같습니다. 
리빙 아키텍처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 하면, 이 사회적 기업은 더 많은 사람이 현대 건축물에서 잠자고 먹고 쉬며 영감을 얻고 더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건축가들에게 이런 의미있는 목적을 설명하고 런던 근교에 터를 찾아서 실험적인 건축물을 짓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저렴한 가격(가장 싸게는 1인당 1박에 20파운드네요. 유스호스텔 8인 도미토리 룸도 20파운드인데 말이죠)에 빌려줍니다. 친구들 혹은 가족들과 주말이나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이요.
A ROOM FOR LONDON 외에도 리빙 아키턱처의 건축물들은 이렇습니다.












그리하야 저의 내년 휴가 계획은, 파리 인-런던 아웃으로 티켓팅을 해서, 파리에서 테제베를 타고 보부쉐로 간 다음 1주일 코스의 워크샵을 듣고, 이지젯을 타고 런던으로 날아가서 사우스뱅크 옥탑 보트 방에서 하룻밤 자고 서울로 오는 겁니다. '꿈의 여름 휴가'는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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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부쉐 인터네셔널 썸머 워크샵 http://www.boisbuche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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