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5, 2011

[brand] Starbucks Reserve 2









하(워드 슐츠) 회장님께,


안녕하세요, 회장님. 스타벅스 코리아를 열심히 취재하고 좋은 브랜드라고 소개한 적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래서 이 브랜드에 일정 부분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자로서, 리젠트 스트릿에 새롭게 런칭한 서브 브랜드 스타벅스 리저브에 다녀왔습니다.


소감이 궁금하시죠?


제 앞에 줄을 선 모든 사람이 '카페라테, 카푸치노 혹은 아메리카노'를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에 핸드드립 커피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저는 고객이었는데도 왠지 민폐를 끼치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사실 핸드드립 커피인지도 모르고 시켰어요. 저는 스타벅스가 아닌 스타벅스 리저브에 왔으니 리저브만의 커피를 마셔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한 점원이 '조금 오래 걸리는데 괜찮아? 오 분쯤 기다려야 할꺼야'라고 말해주긴 했지만 실제로 주문 후 커피를 받기 까지 20분은 걸린 것 같아요. 선반 아래에 있던 드립기들을 꺼내서 세팅하고, 원두를 꺼내서 갈고, 물 온도를 재서 핸드 드립을 하면서도 바리스타는 라테를 만드느라 동료의 일손을 돕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정성스레 내려주는 것이 고맙기도 하면서, 바리스타들이 다른 손님에 비해 5배의 손은 더 가는 이 커피를 시킨 나를 원망하지는 않을까 하는 미안한 마음도 들었답니다.


하 회장님! 고심스러운건 알겠지만, 뭔가 이번 시도는 썩 괜찮아 보이지 않아요. 기존 스타벅스와 구분되지도 않고, 그렇게 자랑하신 커피도 특별하지 않던걸요. 파트너들도 따로 교육을 받은 사람이 많지도 않은 것 같고, 핸드드립에만 집중할 수도 없는 환경이라 회장님이 드신 그 맛을 고객들은 느낄 수 없는 것 같아요. 어쩌면 좋을까요?


전 세계의 커피 문화를 바꾸신 분으로서 뭔가 계속 시장을 리딩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가득 하신 것 알아요. 게다가 매출도 급감하고 있으니 얼마나 조급하실까요? 그렇지만 이번 시도는 2%가 아니라 20% 부족해 보여요. 그냥 테스트였는데 뭘 그러느냐라고 하시면 할 말이 없지만, 정말 그렇다고 하시면 실망을 넘어 신뢰의 문제로 넘어갈 것 같아요.


스타벅스에도 세컨드 사이클이 필요할 때인것 같아요. 무엇으로 그 두번째 사이클을 만들 수 있을까요? 꼭 커피여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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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하워드 슐츠 회장님에게 이메일이라고 쓰고 싶어졌습니다. 스타벅스 리저브에 다녀와서요.

May 21, 2011

[travel] Oxford Circus Station, every weekday 6pm






The same problem exists in every big city. 

a tiny slice of London.







May 20, 2011

[inspiration] Find the Future at NYPL

"도서관에서 미래를 찾으라구요?"


<박물관이 살아있다>라는 영화가 있었다. 벤 스틸러가 나오는 코믹물인데, 밤 사이에 박물관의 전시품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설정이었던 것 같다. 

뉴욕 공립 도서관의 100주년 기념 이벤트 중 하나를 다루고 있는 이 기사를 처음 봤을 때, 장난삼아 '도서관도 살아있다'라는 제목을 달아주고 싶었다. 물론 이 제목이 어울릴만한 매체도 있을 것이다. Fast Company가 아닌 것은 확실하지만. 

오늘은 뉴욕 공립 도서관이 문을 연지 100년째 되는 날이라고 한다. 내가 이 행사를 책임지는 디렉터였다면 무얼 기획했을까? (뻔한 기념식 상상 중... 유명인사, 초대장, 케이터링, 책으로 할 수 있는 무언가, 의미있는 선물... 그만! 더했다가는 내 손해임이 분명함) 

이 도서관의 디렉터는 게임 전문가를 찾았다. 그리고 'Find the Future at NYPL'라는 제목으로 이런 트레일러를 일찌감치 공개했다.



이미 신청을 받았고, 그 중 500명의 선발된 시민들이 오늘밤 도서관에 갇힌 채 100개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해리 포터가 나올 것 같은 도서관에서 밤을 세워 미션을 수행하는데, 이 흥미로운 질문에 대한 우리 팀만의 답은 책으로 발간 되어서 다시 이 도서관의 책장 어딘가에 꽂힌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어드벤처가 따로 없다. 

기사를 처음 봤을 때, 아! 하는 감탄사가 터졌었다. 기획자의 놀라운 아이디어 때문이 아니라, 나도 이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지금쯤 참가자들은 스마트폰을 쥐고 도서관을 헤매고 있을 것이다. 왠지 조명을 평소 때보다 톤다운 시켜놓고, 다른 한 손에 랜턴을 쥐어 준다면, 더 흥미진진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텐데!

이 게임은 내일(5월 21일)부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에서도 공개된다. 100개의 질문이 무엇일지, 어떻게 게임을 구성해 놓았을지 궁금할 뿐이다. 

책은 아날로그의 상징일테다. 그러니 서점이나 도서관 운영자들은 이렇게 변해가는 시대가 얼마나 겁이 나고 애가 탈까. 이런 때에 뉴욕 도서관의 이런 행보는 '멋지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고루하고 답답해 보이는 도서관에서 스마트폰으로 역사적인 게임을 하니 말이다. 게다가 요즘 유행하는 '집단 지성' '대중의 지혜' 이런 것들과도 딱 드러맞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 않나. 

여러 도시의 도서관들을 돌아 보면서,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과 함께하고 그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참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모습에 감동하곤 한다. 이 뉴욕 도서관 뿐만이 아니라, 유네스코 창의도시 중 '문학의 도시'인 멜번의 State Library나, 정말이지 박물관을 방불케하는 런던의 British Library는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다. 

더 길어지기 전에, 멜번과 런던의 도서관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이 게임을 먼저 시작해 봐야겠다. 글을 쓰는 사이에 벌써 21일이 됐다! 난 뉴욕 도서관에서 어떤 미래를 발견할 수 있을까? 두근. 

-함께 해 보고 싶으신 분, 클릭





[brand] Starbucks Reserve

"스타벅스에 무슨 일이?"

갈색 스타벅스를 봤다. 녹색이 아닌 갈색. 호주와는 다르게 영국에서는 아직 스타벅스가 건재하다. 그러나 스타벅스의 매출 하락과 줄어드는 매장 소식은 몇 년 전부터 계속 됐다. 그 걱정에 대한 대안일까? 찾아보니, Starbucks Reserve라는 새로운 컨셉의 매장이다. 

ultra-premium, limited, extraordinary, exquisite, rare, exotic... 이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하는 단어들만 봐도 하 회장님의 고뇌가 느껴진다. 그 마음을 표현할 단어들을 얼마나 찾아 헤매다가 이 좋은 단어들을 모두 택했을까? 

저 단어들이 피부로 느껴지는지는 내일 이곳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알아 봐야겠다.

Starbucks Reserve in Lonod

[inspiration] an online space for inspiring you, Anthropologist.net

뭔가 답답하고 짜증나고 일이 안 풀리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고 그냥 사무실을 뛰쳐나가고 싶고, 그러신가요?
그렇다면 앤뜨로폴로지(Anthropologie)에서 우리를 위해 '영감 사이트'를 오픈 했으니 들러보세요. 이름하야 앤뜨로폴로지스트 닷 넷, 이 인류학자들은 우릴 위해 무얼 준비했을까요? 살짝 들러봤는데, 아직 많은 컨텐츠가 쌓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첫 페이지에 링크된 영상만 봐도 머릿속이 상큼해진 기분입니다.
그런데 지금 필요한 건 '영감'이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라고요? 그렇다면 제가 가끔 찾아보는 영상을 하나 공유하죠. 진글라이더라는 브랜드의 홈페이지에서 처음 발견한 영상인데, 이 브랜드의 팬들이 만들어서 보내줬다고 합니다. 정말이지 멋진 브랜드, 멋진 소비자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리만족하러 가기 (유튜브로 직접 가서 커다란 화면으로 보면 더 좋습니다!)









[brand] Anthropologie in London



"컨셉이란 이런것! Anthropologie in London"


런던에 오는 VMD들의 성지가 또 하나 생긴 듯




매장 안내도 손 글씨로

쇼핑은 이 가방을 들고




탐나는 여름용 침대 

미국보다 영국과 더 잘 어울리는 브랜드

매장의 한쪽 내벽, 살아있는 식물 벽

'스러움'
제품마다 각기 다른 이미지의 tag






인류학을 의미하는 Anthropology의 마지막 모음 y를 ie로 바꾼 브랜드, Anthropologie.  이 역시 소문으로만 듣고 온라인으로만 보던 브랜드였다. 3년 전만 해도 Regent Street에서 볼 수 없었는데, 2009년 유럽 최초의 매장이 바로 이곳에 오픈을 했단다. Whole Foods에 가기 위해 튜브를 타러 가던 중 이 매장을 발견하고 무엇에 홀린듯 들어가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물론 Whole Foods에서도 그랬다.) 멋진 아이템도 아이템들이지만, 매장 구석구석에 살아있는 이 브랜드의 '스러움'에 감탄하다보니 한 시간이 이미 지나 있었다.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Urban Outfitters 그룹의 브랜드로 나오는데, 내가 들은 이 브랜드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인, "인류학을 전공한 히피족이었던 창립자가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템들을 주워모아서 매장을 만들었다가 대박이 났다. 미국 각지에 있는 매장에는 그 지역의 컨셉에 맞는 아이템들을 바잉하기 때문에 각 매장마다 약간씩 컨셉이 다르다. 인류학이라는 학문이 인간과 문화에 관한 학문이듯, 모든 지역의 사람들이 같은 문화를 갖을 수 없기에 모든 지역의 매장 컨셉과 제품들은 다를 수밖에 없다."와 같은 이야기는 루머인가? 

King Street에는 신발을 중심으로 꾸민 매장이 있고, 6월에는 런던에 하나의 매장이 더 오픈한다니, 두고 두고 지켜봐야겠다. 

어쨌든 연구 대상, 놀라운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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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guess what?

"어느 브랜드의 화장실일까요?"










정답은?










Apple Store in London

맞추셨나요? 못 맞추셨다면, 사진을 잘 못 찍은 탓일 수도 있어요. 저는 애플 스토어에 갈 때마다 마치 커다란 맥북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어요. 아래 사진들 처럼, 시드니의 애플 스토어는 더욱 그랬다죠. 애플은 매번 참 브랜딩에 있어 충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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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2, 2011

[brand] Quality Hunter, Finnair


"마치 조종석에 앉은 것처럼"








여행자에게 가장 큰 지출은 항공권이다. 대부분의 장기 여행자들은 원월드 세계일주 티켓을 구입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난, 필요할 때마다 항공권을 사되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조금이라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항공사를 택하고 있다.


호주 여행을 마치고 유럽으로 넘어가는 항공사를 핀에어(finnair)로 정한 이유는 온전히 핀란드라는 나라 때문이었다. 내게 아직은 미지의 땅인 북유럽의 국적기는 어떨까, 라는 호기심 하나로 헬싱키를 경유해서 런던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뭐가 달라도 다르긴 다르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 하나로 말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적지 않았던 내 기대를 채우기에 충분했다.


먼저, 좌석 앞에 놓인 잡지들에 손이 갔는데, <logbook>이라는 잡지는 이 회사 annual report의 소프트 버전을 보는 듯했다. 물론 메인 컨텐츠는 핀에어와 핀란드 여행에 관한 내용이지만, 회사의 재정 상태와 이사회 멤버를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었다. 자신있게 annual report를 모든 고객이 볼만한 자리에 놓을 수 있는 항공사가 얼마나 될까. 조금 더 찾아보니 핀에어는 가장 오래된 항공사 중 하나이며, 가장 사고율이 낮은 항공사 중 하나이기도 했다.




 


이렇게 객관성을 잃고 호전적으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이미 핀에어의 팬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브랜드 하이재킹,Brand Hijacking>에서 말한 그대로다. 공중납치 돼버렸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경험은 이착륙 시간이었다.


비행기를 처음 타보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이착륙 시간은 지루하다. 비행이 거듭될수록 긴장감은 떨어지고 핸드폰에 들어있는 음악을  듣기도 어렵고 잠을 자기에도 불편하다. 여러가지 이유로 그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그런데 핀에어는 그 시간에 승객들에게 마치 조종사가 된 듯한 기분을 전해준다.


처음에 개인 모니터에 알 수 없는 영상이 떴을 때, 이건 뭘까 하는 호기심보다는 직원들이 보아야 할 영상이 잘 못 틀어진, 일종의 영상사고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게이트에서 활주로로 이동하는 비행기들의 모습이었다. 그러다 창밖의 풍경과 묘하게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 차리고는, 이것이 조종석 부근에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되고 있는 영상의 실시간 중계라는 것을 눈치챘다. 


(아래 두 개의 사진은 이착륙 때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정상 궤도에서 이동 중일 때에 찍은 개인 모니터 이미지임)




그때부터 긴장이 시작됐다. 내가 이 airbus-330기의 파일럿과 같은 시선으로 구름을 뚫고 이륙하는 전 과정을 볼 수 있다니! 그 긴장감은 비행기가 활주로로 나가서 속도를 올리고 이륙을 하고 고도를 높여서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계속 됐다. 그리고 두꺼운 구름 기둥을 뚫고 한참 고도를 높이던 중 보여진 계기판 영상을 본 순간, 핀에어가 좋아졌던것 같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어떤 브랜드 구루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 차리고 그것을 전달하는 것이다. 때로는 소비자들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단지 그것을 전달 받고서야, 이것이 내가 원하던 것이었어요!,라고 말할 뿐이다."


내가 계기판 영상에서 느낀 감정이 바로 이런 종류의 것이었다. 계기판 이미지는 기대하지도 않았고, 이미 이륙 과정을 파일럿의 눈으로 간접 체험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는데, 그 영상을 보는 순간 '바로 이거야!'라는 감탄이 나왔다.


계기판 영상 이전에는, 핀에어는 단지 승객들에게 "당신들에게도 우리가 맨 앞에서 보는 것을 공유하겠어요. 뭐 그쯤이야 어렵지 않으니까요"라고 말하고 싶은 줄 알았다. 승객들을 위한 서비스나 쇼의 일종으로 말이다. 그러나 계기판을 보는 순간, "자, 우리는 하나예요. 함께 비행을 하고 있다고요. 재미없는 이 영상을 모든 좌석에서 의무적으로 보게 하는 이유는 이건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안전하게 당신들을 헬싱키까지 모셔야 하는 우리의 부담감을 보여주는 거예요. 그러니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런 생각에까지 이르자, 아주 약한 난기류에도 캡틴이 방송을 하고 안전벨트 사인이 켜지면 "손님! 손님!"하고 소리를 지르면서라도 말 안듣는 승객을 자리에 앉히는 이 항공사를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브랜드를 나타낼 수 있는 하나의 단어가 무엇일지 생각을 하던 중에, 역시나 <logbook>에서 그 답을 찾았다. 바로 quality. 실제로 작년에는 quality hunters라는 이름으로 프로모션이 진행되기도 했다.


덕분에 같은 12시간 정도의 비행이었지만 호주 왕복의 말레이시아 항공 때와는 달리, 지루하지 않은 비행을 즐겼던 것 같다. 비록 식사 시간이 되면 여전히 닭장 속의 닭처럼 고개를 빼곰 내밀고 눈웃음과 함께 "치킨 플리즈"를 속삭였지만, 적어도 이착륙 시간에는 파일럿이라도 된 양 비행에 집중하며 airbus-330과 일체감을 느꼈다.
다른 항공사에도 이런 서비스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헬싱키-런던 구간에서도 그 많은 사람들이 착륙 때에 모니터와 창 밖을 번갈아 보며 집중하고 있었던 걸 보면, 아직 흔치 않은 서비스일 것이다. 비행기 앞에 카메라를 하나 달고, 기내 영상 프로그램 채널을 하나 더 늘였을 뿐인데, 이 사소한 배려로 아시아나 항공으로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스타얼라이언즈 마일리지를 다 써버리고, 핀에어가 소속된 원월드로 갈아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헬싱키-런던 행에서는 먹구름을 머금은 런던의 두꺼운 구름 기둥을 뚫고 착륙을 하는데, 이건 마치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기분이었다. 활주로에 비행기의 바퀴가 닿을 때의 그 느낌이란!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항공사의 마케터라면? 이 서비스를 제대로 즐기게 할 수 있을 텐데. 예를들어, 핀어에를 처음 타는 승객들에게 3D 안경을 기념품으로 주는 거다. 그 안경으로 모니터를 보면 3D효과를 느끼며 이착륙 시간을 즐기게 하고, 대신 그 이벤트로 다른 승객들을 방해하면 안 되니까 이 안경이 주는 효과를 '재미'가 아닌 '안전과 quality'에 맞춰서 전달하고...


여기까지 생각하다 현실적인 문제로 생각을 접었다. 3D 모니터에.. 영상에.. 안경 제작비에...






+ 추가: 이후에 알아보니 핀에어의 잦은 딜레이, 높은 수화물 분실 사고율 등의 안 좋은 이야기가 많이 들립니다. 참고하세요. 







May 8, 2011

[travel] 안녕, 시드니

"시드니는 하늘이 파래야 제 맛이지"라고 수없이 들었거늘, 제가 있는 2주 동안은 흐린 날이 더 많았습니다. 7년 째 여기에서 살고 있는 친구는 시드니의 요즘 날씨가 자기 탓이라도 된 양 민망해 하며, 고등학교 시절 그녀가 따라 부르던 (그리고 따라 추던)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 뮤직 비디오를 찾아 보여줍니다. 한 장면 한 장면, 여기가 시드니의 어디를 배경으로 촬영 되었는지 설명하며, 이것이 바로 제대로 된 시드니라고요.




그래도 시드니를 떠나는 마지막 날에는 날씨 님이 파란 하늘을 허락했습니다. 공항으로 직행하기 아까운 날씨여서 보아가 아이들과 함께 뛰놀던 왓슨스 베이에 들렀죠. 비록 주차를 하다 접촉 사고 한 번 내고, 공항에 거의 다 와서 대형 사고 한 번 날뻔 하고, 공항에서는 파이널 콜이 울리고 게이트가 닫히기 직전에 겨우 비행기에 올라 탔지만요. 언제나 떠나려면 섭섭합니다.

안녕, 파란 하늘 시드니!




May 5, 2011

[travel] 시드니, 맨리 비치 (Manly Beach)













시드니에서 지내다 보면, 시드니가 '축복받은 도시'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이곳 사람들은 자연의 혜택을 누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다. 특히 바다에 한 해서는 전 세계에서 이 도시만큼 그것을 누리는 도시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다가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해안선이 복잡해서 시티에서 인접한 비치가 수십 개에 달하는, 그래서 시민들이 물가를 두고 덜 경쟁해도 되는 도시다.

비치에 나가면 수영, 태닝, 서핑, 비치발리볼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가득하고, 산책 나와서 책을 보거나 낮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도 자주 보인다. 쌀쌀하고 흐렸던 이 날에도 이 정도이니, 여름에는 발 디딜틈이 없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그 수많은 비치들을 당연히 모두 가 보지는 못했지만 여기 맨리 비치는 많은 사람들이 서핑을 하기 좋은 비치라고 추천한다. 다음 번에, 그리고 여름에 시드니에 오게 되면 맨리에서 서핑을 배워 볼테다. 50 달러면 초보 강습을 받을 수 있고, 근처에 본 고장인 영국보다 맛있는 피시앤칩스 가게가 있다. 서핑을 하다 지치면, 그 피시앤칩스를 사서 맨리 언덕에 오르면 시드니 시티를 내려다 보며 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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