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18, 2012

[inspiration] London, The Regent Street Window Project 2011

London, Regent Street 

리젠트 스트릿은 런던의 얼굴인 중심 거리입니다. 벌써 작년이 됐군요. 작년 사진을 뒤적이다가 5월 사진들에서 리젠트 스트릿에 자리잡은 매장들 사진이 유독 많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한국에 들어오지 않은 브랜드 혹은 윈도우 디스플레이가 독특한 브랜드의 매장에 들어갔다가 나왔다를 반복하느라 길지도 않은 그 거리를 통과하는데 반나절은 걸리지 않았을까 합니다. 물론 처음이 그랬다는 것이고, 이후로도 들를 때마다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특히 아래 사진의 리바이스 매장에서 전설적인 501모델로 매장 입구에 하나의 전시물을 설치해 놓은 것을 보고, '나중에 brand commitment에 관한 글을 쓸 일이 있으면 사례로 써야겠군'하는 생각을 하며 사진을 찍었던 기억입니다.

또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매장은 그 자체로도 흥미로웠지만, 세계지도로 만들어 놓은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보며 '네셔널지오그래피 사람들은 세계 지도를 열어 놓고 일반인이 흔히 가지 못하는 곳에 가서 그 곳의 기록을 남기는 일, 그러니까 지도를 통해서 세상을 보여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이 역시 하나의 작품인 모양이군' 하고 상상해석을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얼핏, 그때 보았던 regent street window project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스쳐서 조금 전에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다행입니다. 이것이 떠오르지 않았다면 상상해석으로 포스팅 하나를 꾸며냈을지도 모릅니다.

2011년 5월은 RIBA(Royal Institute of British Architects)와 리젠트 스트릿 연합(Regent Street Association)이 협업하여 2010년에 이어 두번째 리젠트 스트릿 윈도우 프로젝트(Regent Street Windows Project)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RIBA의 건축가들과 리젠트 스트릿에 자리잡은 브랜드가 손을 잡고 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전시물을 함께 기획 전시한 것입니다. 아티스트들에게는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브랜드에게는 신선한 방법으로 자사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흥미로운 프로젝트입니다.

런던은 도시 정체성을 아트 런던(Art London)으로 가져가기 위해서, 단지 유명 갤러리나 작가들을 모셔오고 홍보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아트 런던을 만드는 아티스트들이 공부하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에도 다른 도시보다 앞서 있습니다. 올림픽 특수가 있는 올해를 대비해서 트레이시 에민과 같은 유명 스타 아티스트와 신인 아티스트를 올림픽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가 하면, 스텔라 맥카트니에게도 올림픽 홍보 동영상 촬영을 맡겼습니다. 동시에 이런 아랫단의 작은 아트 프로젝트들이 계속 자라날 수 있는 토양도 만들어서 '한때의 아트 런던'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아마도 1990년대 말에 뮤지컬 산업을 육성하면서 '문화(창의) 도시'라는 타이틀을 얻은 것에서 쌓인 노하우도 꽤 있을 것입니다. (예전같지 않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웨스트 엔드에는 새로운 뮤지컬이 올라오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기대됩니다. 이번 런던 올림픽도, 그 이후에 런던이 얻게 될 '아트 런던'이라는 도시 정체성의 결과도 말입니다.


National Geographic
National Geographic
Macbook Air Window Display, Apple 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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