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4, 2012

[culture] 삶은, 보통 이렇지 않다 - naked bike ride London 2011

"지구를 좀 아껴주자고요!"


아래 사진들을 보기에 앞서, 놀람 방지용 몇 마디를 적어 놓아야겠습니다. 만약 서울에서 시민들이 단체로 발가벗고 자전거 라이딩을 한다면 어떨까요? 적잖이 이슈가 되겠지만 당사자와 관련자들은 '고운' 시선을 기대하기보다는 '따갑거나 의심 가득한' 눈총을 감내해야 할 부분이 더 클 것입니다. 

우리와 '몸'과 '성'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문화권의 나라에서는 종종 이런 행사가 열립니다. 작년 런던에서 볼 수 있었던 Naked Bike Ride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알몸으로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점령하는 이벤트는 그곳에서 역시 이슈지만, 우리처럼 '알몸' 그 자체에 그다지 크게 집중하지는 않습니다. 

이 이벤트는 '더 깨끗하고 더 안전하고 우리의 몸에 더 가까워지는 세상을 만들자'는 의미로 기획되었습니다. 그 중 가장 커다란 부분은 환경 보호에 대한 이슈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몸이나 자전거에 지구 온난화나 에너지 문제 등과 관련된 문구들을 적어 놓고 시내 도로에서 라이딩을 합니다. naked를 지향하지만 'bare as you dare'가 모토인만큼 강제사항은 아니고 자신이 감당할 용기가 있을 정도만 벗고 참가하면 됩니다. 

환경단체의 멤버들뿐만 아니라, 단순한 재미나 호기심 때문에 옷을 벗는 사람도 있고, 불순한 의도가 느껴지는 이들도 보입니다. 그러나 분명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왜 저 많은 사람들이 옷을 벗었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며 그것이 환경보호나 자전거 도시에 대한 지향점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효과가 있는 셈이지요.

오래된 이 사진들을 꺼내게 된 것은 얼마 전에 있었던 나꼼수 비키니 시위 관련 논란 때문입니다. 그것이 정치적적 색깔이나 도덕적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 차이, 그리고 충격 효과와 관련된 맥락으로 읽혔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상식 밖에라고 여겨지는 장면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때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입니다. 호기심을 갖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시하는 사람도 있고 공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서 판단하기에 앞서 '왜'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살기 좋은 세상에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