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 chaud at General Doctor |
최근 가장 놀라운 것 중 하나는 어딜가나 '뱅쇼'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올 겨울의 유행 아이템이 분명합니다. 며칠 사이에 트위터에서, 카페베네에서, 홍대 제너럴닥터에서, 제주도의 한 카페에서도 이 단어를 마주하고는 '왜 갑자기'라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뱅쇼(Vin chaud), 영미권에서는 멀드 와인(Mulled wine), 독일에서는 글뤼바인(Glühwein)이라고 부르는 이것은 따듯한 와인입니다. 그런데 보일드 와인(Boiled wine)이 아닌 이유는 그냥 끓이는 것이 아니라 향신료와 과일, 꿀이나 설탕 등을 함께 넣어서 끓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영어로 mull이라고 합니다. 우리에게는 없는 단어죠. (제게는 멀드 와인이나 글뤼바인이 더 익숙하지만 서울에서는 어느새 뱅쇼로 통일 되었으니, 저도 대세를 따릅니다.)
오랜 기간도 아닌데, 서울을 떠나 있다가 돌아왔을 때 눈에 가장 많이 띄는 것 중 하나가 (식음료계만 보자면) 국수집과 뱅쇼의 등장이었습니다. 작년만 해도 국수는 나가 사 먹기 아까운 것이었는데 어느새 국수 전문 프랜차이즈가 우후죽순 늘어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이것도 한 철이겠죠.
뱅쇼의 경우, '도대체 갑자기 왜'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한 드라마에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뿐만 아니라 무려 카페베네에서도 뱅쇼 메뉴가 있습니다. 혹시 싸이더스에서 제작한 드라마였을까, 하는 의심도 듭니다.
놀랍습니다. 작년 여름에는 온갖 카페에서 샹그리아를 팔더니 이제 뱅쇼입니다. 역시 서울은 경쟁력있는 도시입니다. 이렇게 빠르게 변할 수 있는 도시는 전 세계에서 서울이 유일합니다.
뱅쇼는 유럽에서는 오래된 술(?) 입니다. 겨울에 감기 예방을 위해서 마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슈퍼에 가면 끓이기만 하면 되는 인스턴트(?) 뱅쇼도 있고, 레드 와인에 넣어서 끓이도록 나온 뱅쇼 킷(kit)도 있습니다. 계피와 말린 과일 등이 한 묶음 묶여 있답니다.
멜번에 있는 동안 이 뱅쇼를 마시며 긴 밤을 보냈던 때를 추억하며 직접 제조해 보기로 했습니다. 홍대의 제닥이나 살롱드팩토리에 가도 마실 수 있지만 한 잔에 5~6천원 주고 마시기엔 아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그래서 마트에서 5천원 짜리 와인을 한 병 사서 집에 있는 시나몬 스틱을 반 잘라 넣고, 오렌지와 사과를 잘라 넣고, 설탕을 넣은 후 20분 정도 약한 불에 졸였습니다. 집안 가득 시나몬 향이 퍼지기에 기대를 가득하고 머그 잔에 담에 왔습니다.
homemade |
맛은...
남동생이 코를 킁킁대며 나와서는 뭐냐기에 설명을 해 줬더니 'ㄲㄲ'한다며 나가다 말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맛을 보더니 'ㅌㅌ'하고 다시 나갔습니다. 연습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이번에 서래마을 자선행사때 처음으로 뱅쇼를 마셨어요 저도 부스 셀러로 나가서 (공짜로 한 잔 더 마셨는데) 추울 때 마시니 무척 좋더군요
ReplyDelete네, 추울 때 좋지요. :)
ReplyDelete전 파리에서 처음 마셨어요. 16구, 에펠탑이 보이는 곳에서 마셨는데, '맛'은 없었어요. 그러다가 리옹으로 돌아와 축제기간에 2유로짜리 뱅쇼를 마셨는데, 그건 꿀맛이었어요. 맛보다는 기분으로 마신 것 같아요.
ReplyDelete프랑스에서 마시는 뱅쇼! 궁금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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