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24, 2011

[brand] 금요일을 기념하야, 금요일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 쇼핑 가이드





프라이탁의 로고
무료로 빌려주는 픽시 바이크와 프라이탁을 유명하게 만든 메신저 백



Heute ist Freitag!
Today is Friday!
오늘은 금요일 입니다!


매주 있는 이 흔하디 흔한 금요일을 기념하야, '금요일(독일어로 프라이탁, Freitag)' 브랜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프라이탁은 제가 로모만큼 좋아하는 브랜드입니다. 태생이 착하고, 디자인이 쿨하고, 하는 짓이 멋진 브랜드랄까요.


+프라이탁이 어떤 브랜드인지 더 궁금하다면, 또 다른 포스팅 '프라이탁을 소개합니다'를 참고하세요. 


그래서 여행하는 동안 자제하고 있던 쇼핑이란 걸 하고야 말았습니다. 한 달 동안 북유럽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하기에 무거운 건 종이 한 장이라도 버리고 있는 요즘, 무언가를 사서 짐을 늘이는 건 큰 부담이지만, 그래도 독일을 떠나면 (온라인이나 10꼬르소꼬모와 같은 비싼 편집 매장을 통해서가 아니라면) 다시는 프라이탁을 사지 못할 것 같아서, '선물'이라는 적절한 핑계를 찾아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새로운 라인인 프라이탁 레퍼런스(Freitag Reference)의 가방이나 노트북 파우치를 사고 싶었지만, 무게 최소화의 원칙에 따라 (사실은 낮은 가격 우선 원칙에 따라) 카드 지갑 세 개를 질렀습니다. 아이폰 케이스도 예쁘게 나왔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지금은 아이폰 4를 위한 케이스 밖에 없어서 만지작 거리기만 하다 포기했습니다. 곧 아이폰 5가 나온다고 하니까요.


원래는 베를린을 떠나기 하루 전 날 베를린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세 개의 디자인을 골라 놓았었는데, 불의의 사고로 사지 못해서 코펜하겐으로 오는 동안에 환승지였던 함부르크에서 대신했습니다. 운명이었는지 유럽에 7개 밖에 없는 매장이 함부르크에 있었습니다. 베를린 매장에서 본 제품과 꼭 같은 것은 없었지만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만약 프라이탁에서 무언가를 살 일이 있다면 주의하세요. 프라이탁에 완전히 똑같은 제품이란 없습니다. 모든 제품은 하나하나 잘라지고, 컬러 조합을 고려해서 손으로 직접 꿰매 만들어집니다. 컬러 조합이 비슷하더라도 원재료의 손상 정도나 후가공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느낌이 모두 다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골라 놓고 다음 번에 가서 사야지 혹은 다른 매장에서 사야지 하고 마음 먹으면, 골라 놓은 그 제품을 사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베를린 플래그십 스토어
창고이자 디스플레이 역할을 맡고 있는 한쪽 벽면





베를린에 머물면서 미테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프라이탁 매장에 들른 이유는, 이 브랜드가 고객과 만나는 접점에서는 어떨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프라이탁은 주로 온라인으로 판매 됩니다. 유럽에 6개, 뉴욕에 1개 있는 매장은 플래그십 스토어에 가깝습니다. 그들도 그렇게 부르고 있고요. 매장의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런칭 파티가 열리기도 하고 실험적인 프로모션의 현장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베를린에 도착해서 매장 위치를 북마크 해 놓고, 처음 매장을 방문한 날에는 기대가 상당했습니다. 첫 날에는 제품 구경, 인테리어 구경만으로도 정신이 없었지만 매니저가 저를 알아 볼 때 쯤이 되어서는 편안한 분위기 자체를 즐겼던것 같습니다. 혹시 베를린 매장 사람들만 그럴까 싶었는데, 함부르크 매장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신 제품의 광고컷을 보고 무심코 던진 질문 때문에 온 매장의 직원들이 소집되었습니다. 왜 광고 모델이 낙타인지, 낙타에 숨은 의미가 있는지, 아니면 그냥 귀여워서인지 물었는데 다른 직원들을 불러서 의미를 아느냐고 물어보며 일 분 정도 이상한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매장을 나가면서 언제나 그렇듯, '난 프라이탁이 너무 좋다, 사랑하는 것 같다'라고 했더니 한 매니저는 '내가 너보다 더 사랑할껄'이라고 하기에, '내가 졌소'라며 두 손을 드는 포즈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백팩 라인을 기념하는 문제의 낙타 광고 컷 (사진: www.freitag.ch)

여러모로 멋진 브랜드입니다. 최근 놀란 것 중 하나는, 위에서 사고 싶다고 말한 프라이탁 레퍼런스 라인의 런칭 캠페인입니다. 베를린 매장에 신문같은 것들이 쌓여 있기에, 다른 매장들이 그러는 것처럼 인테리어 소품의 하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들이 프라이탁 레퍼런스 런칭 당시에 한 달 동안 찍어낸 신문이었습니다. 매니저가 한 뭉치를 보라고 주기에 들고 와서 훑어 보고는 또 한 번 프라이탁에 반해 버렸습니다.


프라이탁 레퍼런스 소개까지 하면 저도 쓰다 지치고, 읽으시는 분들도 읽다 지치실 것 같아 따로 포스팅을 해야겠습니다.


+ 프라이탁 레퍼런스 런칭 캠페인 이야기


마지막으로 지갑을 사고 선물용이니 포장도 되느냐고 물어 보았을 때, 또 한 번 제 눈에서 하트를 뿜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선물용 포장은 없고 따로 담아서 밀봉해 주겠다고 하기에 그러자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공중에 달린 공업용 제봉틀 같은 기계로 드르륵 박아주는 것이 아닙니까. 제가 놀란 이유를 설명하자면 또 한참이 걸릴것 같지만,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자신의 브랜드 컨셉에, 그러니까 본질에, 처음부터 끝까지 충실한 브랜드임을 알 수 있는 일종의 퍼포먼스같았기 때문입니다.


함부르크 플래그십 스토어
화룡점정




프라이탁의 모든 활동은 '연결'을 상징합니다. 네 가지 각기 다른 원재료(폐비닐, 폐차의 안전벨트와 에어백, 그리고 폐 자전거 타이어의 안쪽 고무)를 바늘과 실로 연결해서 하나의 제품을 만들고, 이들의 시초는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누비는 메신저들을 위한 메신저백이었습니다.


프라이탁 형제는 탁월한 아티스트가 맞는 모양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구체화해서 표현하고 그것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 작품(상품)을 팔아 돈도 벌구요. 결국 아티스트도 같은 일을 하는 것 아닐까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보부셰 디자인 워크샵의 프라이탁 형제 워크샵이 듣고 싶어 졌습니다. 과연 내년에도 이들이 참여할까요?











1 comment:

  1. 이야 멋지다. 난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인데- 매장 구경을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어 보이는걸?

    Reply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