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31, 2011

[culture, brand] 웁스! 아이튠즈 페스티벌 (iTunes Festival)



오늘을 마지막으로 한 달 간의 'unfortunately' 이메일 받기가 끝났다.

런던에 처음 와서 가장 불편했던 것 중에 하나는 무료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는 것. 인터넷 선진국에서 날아온 사람으로서는 어지간히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와중에 리젠트 스트릿의 애플 스토어는 천국이었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무료로 개방된 화장실이 있고, 누군가를 기다리며 음악을 듣거나 진행 중인 워크샵이나 강의를 들을 수도 있는 곳이니 말이다.

시내 중심부에 있을 때면 늘 들르는 곳이었기에 한국에 있을 때에는 소문으로만 듣던 아이튠즈 페스티벌(iTunes Festival)의 홍보가 시작 되자마자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모든 공연을 신청했다. 7월 한 달간 캠든 타운에서 열리는 공연장에는 한정된 인원만 초대 되는데, 매 공연마다 미리 신청한 사람들 가운데 랜덤으로 표를 보내준다. 라인업이 발표 되기도 전에 모든 공연을 신청하며, 그 중 하나 안 될까 하는 마음에 이미 기대도 컸는데, 매일 업데이트 되는 라인업 가운데 콜드플레이가 추가되자 간절한 마음까지 생겼었다.

처음에는 매번 보내주는 이메일 열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매번 공연 시작 삼일 전쯤 당첨 여부를 알리는 메일이 온다. 그 첫 메일이 도착한 날, 보낸 사람이 'iTunes Festival'이라기에 '두근'하는 마음으로 메일을 열었다. 그러나 두 번째 문단에 있는, Unfortunately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자 메일 읽기를 멈췄다. 삼일쯤 지나니 다른 내용보다 Unfortunately, 이 단어의 유무만 확인하기 시작했다. 콜드플레이 때에는 그래도 '두근' 했었지만, 역시나 행운은 따르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 메일을 받았다. 역시나 그 메일로.

런던에서 7월을 보내며 글래스톤 베리 락 페스티벌은 못 갈지언정 캠든 타운에는 한번 쯤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결국 BBC로 글래스톤 베리 다시보기나 하고 있자니 여간 섭섭한게 아니다. 마지막 공연은 자존심 상하더라도 아이튠즈 페스티벌 홈페이지에서라도 봐야겠다.



그나저나 이 브랜드의 놀라운 문화마케팅에 관한 몇 마디라도 하고 정리해야 할 것 같은데, 이제 애플은 "말해 뭐해"하는 브랜드가 되어버렸다. 특별히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거나 하는 건 아닌데, (아 로모가 있나?), 아이폰과 맥북을 함께 쓰면서 '애플 빠' 비슷한게 되어버리기도 해서 객관적인 시선 따위는 가질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무엇보다 잠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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